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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누워 생각하기
2025 설악그란폰도 후기(헛소리 버전) 본문
이 글은 피니쉬 라인에서 2시간 동안 노가리님을 기다리다 지쳐 심심해서 쓰는 글임을 밝힙니다.
그 동안 정동진에서 열리는 지로 디탈리아, 남극에서 열리는 라 부엘타, 그리고 울릉도에서 열리는 뚜르 드 프랑스에서 업저버로 참여했었습니다. 이 때, 에어로 프레임에 관심이 가기도 했지요. 요나스를 해발 9875447895미터에서 이겼지만 포가차에게 0.32초 차이로 우승을 넘겼거든요. 나도 에어로 프레임이면 포가차를 이길 수 있었을까?
그래요. 저는 절대 월드 클래스 아닙니다. 철저히 국내용이지요.
그래서 국내 대회에 참가합니다.
노가리님과 저는 그란폰도, 불꽃연사님은 메디오폰도 돌았어요.
그란폰도는 비경쟁 대회로, 남이 아닌 자신과 경쟁하는 겁니다. beat your yesterday.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 그란폰도. 어려움을 이기는 것이 그란폰도. 고통을 즐기는 것이 그란폰도.
남들과 비교가 아닌 자신과 비교. 그것이 그란폰도.
그란폰도에서 빨리 가기 위해 사고 나는 것을 많이 봐 온 저는 남들과 사고가 날까 두려워 다른 용감하고 도전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기로 합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면 다른 사람을 마주칠 일이 없어 사고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일반 아마추어와는 다르기 때문에 매우 빨라 보급소가 정비 되기 전에 보급소에 도착합니다.
모든 그란폰도 주최측에 제안합니다. 저처럼 빠른 사람을 위해 미리 보급소 운영을 해주세요. 저는 너무 빨라 보급소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요. 출발 신호 떨어지고 30분 만에 40킬로 떨어진 보급소에 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겠지요.
어쨌든 그란폰도는 온전히 도로의 요철을 느끼는, 저 만의 시간입니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거지요. 그래서 저는 팩을 이루지 않습니다. 그저 빨리 편하게 가기 위한 팩은 무의미합니다. 아, 물론 저를 따라 올 팩이 없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구룡령을 넘습니다.
아홉마리 용? 용 아기들 나약하네.
구룡령은 그냥 숨 한 두번 쉬면 넘는 겁니다. 이게 "령"이라니. 용 아기들이 매우 나약했군요. 그래서 왕자나 기사에게 매일 지고 공주 뺏기는 겁니다.
이 때까지 제 12단 스프라켓이 원망스럽습니다.
평지용 10t와 업힐용 11t면 충분할 것을 나머지 10장의 스프라켓은 장식용인가?
그 다음은 조침령. 새도 자고 넘는다고?
새. 너희들 밥 먹고 하는 짓이 날갯짓 아냐? 조침령은 걸어서 넘어 갔니?
하지만 저는 겸손하지 못했네요. 지금 솔직히 고백합니다. 조침령에서 쓸 12t 스프라켓도 필요합니다. 제가 그 동안 자만했습니다. 저도 나약한 인간입니다. 경사 15%가 넘을 땐 12t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더 겸손해지겠습니다.
하지만 쓰리재는 사실 그냥저냥 자신을 반추하다보면 그냥 넘어가집니다. 한계령이야 경치 구경하다보면 숨 쉬기 전에 넘어가지요.
팁: 조침령 터널과 남설악터널은 공기가 좋지 못해요. 미세먼지가 엄청납니다. 특히 금속성 미세먼지.... 두 터널을 지날 땐 숨을 참고 가 보세요. 확실히 몸에 무리가 덜 갑니다.
구룡령 리버스가 나오기 전에 바람이 엄청납니다. 게다가 맞바람.
팁: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극복하는 것입니다. 바람보다 더 빠르게 가면 됩니다. 측풍에 털릴 땐, 몸무게를 늘려보세요.
설악그란폰도는 사실 페달질 몇 번이면 그렇게 어렵진 않습니다. 그냥 마실이랄까요? 오늘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아 참가비가 아까워 써봤습니다.